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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5권 '로마인…' 직원과 함께 독파 "나눔 리더십의 소통에너지 됐죠"  
글쓴이 관리자

아시아경제

15권 '로마인…' 직원과 함께 독파 "나눔 리더십의 소통에너지 됐죠"

최종수정 2013.06.24 14:32 기사입력 2013.06.24 13:47

[리더의 서재에서-윤승용의 '사람읽기' 인터뷰②] 신헌철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윤승용 논설고문의 '리더의 서재에서'를 연재합니다. CEO와 경제지식인들의 지적보고(知的寶庫)를 탐방해 깊이있는 성찰의 결과들을 함께 음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윤 고문은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국방홍보원장,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으며 저서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등을 출간했습니다.


'로마인 이야기 읽기 프로젝트'로 업계에 독서경영 바람을 몰고 온 신헌철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우수경영제언 모음집을 펴 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의 서재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빼곡했다.

▲'로마인 이야기 읽기 프로젝트'로 업계에 독서경영 바람을 몰고 온 신헌철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우수경영제언 모음집을 펴 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의 서재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빼곡했다.

 
 

2007년 일본 소설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한창 낙양의 지가를 올리던 시절. SK에너지 신헌철 대표이사(현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는 국제금융위기의 파고가 올라가면서 유제품 수출에 비상이 걸리자 고민에 빠졌다. 평소처럼 책속에서 해결책을 찾던 신대표는 서가의 책들을 뒤적거리다 '로마인 이야기'를 보고 섬광처럼 번뜩이는 영감에 환호했다.
 
'티베르 강가의 3000명 부족국가였던 로마가 어떻게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을까?'
 
신대표는 15권으로 된 전집을 다시 완독하면서 로마의 흥망성쇠에 위기탈출의 비법이 있으리라고 믿었다. 신대표는 "책에서 배운 지혜를 경영에 접목하자" 생각하고 전 임직원과 함께 전 15권을 매월 1권씩 독파해내는 이른바 '로마인 이야기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년반에 걸친 프로젝트를 통해 전 직원은 합심으로 지혜를 모았고 그 결과 위기를 극복하고 매출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계기로 신 대표의 리더십은 업계에서 '독서경영'이라는 새로운 공감의 모델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 이사 및 마라톤경영연구소장 등 1인 3역으로 동분서주하는 신 이사장을 서울 충무로 사무실에서 만났다.
 

-로마인 이야기 읽기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됐나요?
▲저는 그 책을 읽으면서 로마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패자포용정책을 SK의 사회공헌과 리더십, 그리고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매치시키는 게 위기타개의 방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월 한권씩을 직원들과 함께 읽기로 하고 15권 전집을 모두 사는 직원에게는 회사에서 책값의 30%를 지원해주면서 독서를 권장했지요. 5000여 직원가운데 무려 2400여명이 참가했고 사내 인트라넷에 독후감 관련 코너를 신설하자 6500여건의 의견, 제언 등이 올라왔습니다. 매월 우수경영제언 포상을 실시했고 이를 묶어 책을 냈는데 한길사 김언호 회장이 이를 알고 이 가운데 좋은 글을 추려 'SK에너지 사람들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란 단행본도 펴냈습니다. 또한 최종 포상자 10명은 약속대로 로마 여행도 할 수 있었지요. 이 행사를 통해 로마 여행 현장에서 '역사발전연구회'가 결성됐는데 지금도 석달에 한번씩 발표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책을 이용한 경영관리를 한 적이 있지요?
▲2002년 SK글로벌 사태때입니다. 주가는 3만원에서 6000원으로까지 추락하고 그룹 해체설까지 나도는 등 그룹 전체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 스티브 런딘의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이란 책을 보고 역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미국 시애틀의 파이크플레이스라는 퇴락일로에 있던 수산시장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산시장으로 거듭났는지를 분석한 책입니다. 침체된 기업과 권태에 빠진 직장인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책으로 당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어 기업계 전반에 '신바람 경영'이라는 새로운 붐을 일으켰지요. SK가스 대표이던 저는 SK가스 직원은 물론 시애틀 워싱턴대학에서 연수중인 직원들까지 이 책을 읽게 하고 연수직원에게는 현장답사를 해서 리포트를 내라고 했지요. 또한 사내에 독서토론회를 만들어 책에서 길을 찾자고 역설했지요. 독서운동덕만은 아니었겠지만 다행히 그룹 전체가 몇년만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책을 가까이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상고(부산상고)로 진학했습니다. 성적이 상위권인 저에게 초중학교 선배인 김성엽 전 리비아대사(지금의 처남)가 대학진학을 권유해 서울대 상대 시험을 치렀지요. 제 동기인 이성태 전 한은총재가 그해 수석을 했는데 저는 낙방했습니다. 당시 국어시험 지문으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나왔는데 주산과 부기를 주로 배우던 제게는 생소했습니다. 그때 책을 폭넓게 읽지 않고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겠다는 걸 느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은 그후 책을 사서 재독, 삼독하며 제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허생원과 동이의 반전인생이 제게도 용기를 주었지요. 이 소설은 제가 너무 감동한 나머지 나중에 직접 대본을 쓰고 임직원들과 사내연극으로 공연하기도 했습니다.(이 대목에서 신 이사장은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유명한 대화장터 가는 길의 달빛 어우러진 메밀꽃 풍경 대목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준 책은?
▲일본 야마오까 소하치의 '대망'입니다. 나중에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번역돼 한국에도 널리 알려졌지요. 서울대를 두번이나 낙방한 후 뒤늦게 부산대에 진학했다가 해병대복무를 마친 후 복학해서 늦깍이 학생시절 우연히 '대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된 실패와 좌절 속에 빠져있던 저에게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에도막부 시대를 연 이에야스는 인생의 멘토로 다가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책에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3명의 인걸이 나옵니다. 노부나가는 새가 울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목을 쳤고, 히데요시는 새를 울게 만들었지요. 그런데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역사에서처럼 기다릴 줄 아는 리더십, 저는 이 책에서 바로 이것을 배웠습니다.
 

-도종환 시인과의 인연이 재미있다던데요.
▲매년 6월 첫째주 토요일이면 지리산 하동에서 차 축제가 열리는데 문학인 수백명이 참석합니다. 저도 매년 참석했는데 어느 해 제게 발언 기회가 왔을 때 도 시인의 '내안의 시'를 낭송했더니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돈 밖에 모를 줄 알던 대기업 CEO가 감성적 시를 낭송했으니 그럴 법도 하지요. 이를 뒤늦게 안 도 시인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고 했는데 이를 계기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다만 그가 국회의원이 된 뒤로는 제가 먼저 연락은 안 하고 지냅니다(그는 역시 도 시인의 '내 안의 시'와 '담쟁이'를 낮은 소리로 낭송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책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마라톤 매니어라던데요.
▲50대 중반인 2001년 퇴행성 관절염이 찾아왔습니다. 우연히 마라톤이 효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하고 시작했는데 그만 푹 빠져버렸습니다. 몇개월이 지나자 통증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인생과 마라톤이 너무도 닮은 여정이라는 생각에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보스턴마라톤, 뉴욕마라톤 등 지금까지 35번 완주했는데 지금은 이웃돕기 후원금 모금을 겸해 달립니다. 풀코스 완주시 후원금을 내기로 한 분들의 이름을 붙이고 뛰는 것이지요. 그간 7000여명을 후원했습니다.
 

-미소금융재단 이사장도 보람이 있지요?
▲저소득층을 위한 SK미소금융재단을 3년여만에 본궤도에 올려놨습니다. 전국에 20여개 지점이 있는데 저희는 모두 도시가 아닌 농촌지역에 설치했습니다. 서민을 위한 사업에서 제 인생의 2모작을 꿈꾸고 있습니다(그는 최근 '행복한 도서관 운동'과 '행복학교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봉사프로그램을 세우는 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책갈피

옛 처녀나 만나면 같이나 살까.....난 거꾸러질 때까지 이 길 걷고 저 달 볼 테야-이효석의 <메일꽃 필 무렵>에서 주인공 허생원의 독백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에서

<신헌철 SK에너지 대표이사 약력> 

▲1945 경북 포항 출생
▲부산상고/부산대 경영학과/연세대 대학원 경영학석사
▲1972 대한석유공사 입사
▲1998 SK텔링크 대표이사 사장
▲2002 SK가스 대표이사 부사장
▲2004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사장
▲2007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 이사(현재)
▲2008 SK에너지 대표이사 부회장
▲2009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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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철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의 추천도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야마오카 소하치/솔>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에도 막부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그 주변인물들의 이야기. 새의 목을 친 노부나가와 온갖 수단으로 새를 울게 한 히데요시, 새가 울때까지 기다린 이에야스의 캐릭터는 3종류 리더의 전형을 보여준다.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한길사>
일본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고대 로마 1000년의 흥망성쇠를 인물과 사건위주로 15년 동안 써내려간 로마통사.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해 사실성을 높였으며 로마의 성공과 실패를 기존 서양역사학계의 시선이 아닌 섬세한 동양적 시각으로 묘사해 주목을 끌었다.
 
▲섀클턴의 파워 리더십<데니스 N. T. 퍼킨스/뜨인돌출판사>
 1914년 대원들과 함께 남극대륙 횡단 원정에 나섰다가 조난당한 후 2년만에 기적처럼 전원 무사귀환하기까지의 과정을 탐험대장 어니스트 섀클턴의 리더십에 촛점을 맞춰 쓴 책. 극한의 상황에서도 사랑의 리더십으로 역경을 극복한 과정이 감동적이다.
 
▲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박석무/한길사>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했던 다산 정약용의 삶을 재조명한 책. 목민심서를 비롯한 다양한 저작을 통해 당대의 제반 현안을 고민했던 선각자적 지식인의 인간적 고뇌를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내게는 아직 배가 열두척이 있습니다<김종대/북포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새롭게 조명한 충무공 이순신 평전. 역사가가 아닌 법조인인데도 충무공의 인간적 고뇌에 대해 심층적으로 묘파해 이 분야 저서 가운데 가장 탁월한 평전이라는 평을 듣는다.

 
윤승용 논설위원 yoon6733@사진=최우창 기자 smicer
 
 
( 2013년 06월 25일 14시 42분   조회:32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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